공고 알림봇 만들기 (1편) — 손으로 찾다 지쳤습니다

정부지원사업 공고, 손으로 찾아보신 적 있으세요? 저는 매주 그걸 하다가 결국 지쳤습니다.

공고가 한 곳에 모여 있지 않았어요

회사를 다니면서 틈틈이 지원사업 공고를 봤어요.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더라고요.

창업 쪽은 K-Startup, 중소기업 지원은 기업마당, 임대주택은 LH에 마이홈에… 기관마다 사이트가 따로 있어요. 하나씩 열어서, 새 글 올라왔나 확인하고, 마감 지난 건 걸러내고. 이걸 매주 반복하는 거죠.

진짜 문제는 이 일이 재미도 없는데 빼먹으면 손해라는 거예요. 공고엔 마감이 있으니까요. 한 주 건너뛰면 그 사이에 떴다 사라진 건 그냥 못 보고 지나갑니다. 놓쳤다는 사실조차 모르고요.

공식 앱 알림에 빠진 게 있었어요

"그럼 공식 앱 알림 켜두면 되잖아?" 싶으시죠. 저도 그렇게 했어요. 임대주택은 마이홈 앱이 있으니 푸시를 켜뒀죠.

그런데 나중에 알았어요. 제가 제일 관심 있던 든든전세 공고가 그 푸시엔 안 들어옵니다.

든든전세는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운영하는 제도인데, 마이홈 앱이 그걸 안 알려줘요. 앱을 믿고 기다리면 정작 가장 필요한 걸 놓치는 구조였던 거죠. 이걸 알게 된 게 "직접 만들자"고 마음먹은 결정적인 순간이었어요.

"그럼 봇이 알려주면 되잖아?"

제가 원한 건 단순했어요. 공고가 새로 뜨면 폰으로 알려주는 것. 그거면 됐어요.

그래서 텔레그램을 골랐습니다. 이유는 세 가지였어요.

  • 봇 만들기가 공짜고 쉬워요. 가입도, 서버도, 심사도 필요 없어요.
  • 폰으로 푸시가 와요. 회사에 있든 밖에 있든 받습니다.
  • PC를 안 봐도 돼요. 이게 핵심이었어요. 제가 모니터 앞에 없을 때도 돌아가야 의미가 있잖아요.

정리하면 이런 차이예요.

손으로 찾기봇에게 맡기기
주기생각날 때 (=빼먹음)정해진 간격으로 계속
놓친 공고놓친 줄도 모름새 건만 골라서 알려줌
내가 할 일사이트 순회알림 오면 열어보기

그런데 이미 알림 서비스 있지 않나요?

맞아요. 기관마다 자체 알림이나 뉴스레터가 있어요. "그럼 그거 전부 신청하면 되잖아?" 싶으시죠. 그런데 써보면 결이 좀 다릅니다.

  • 각자 자기 것만 알려줘요. K-Startup은 K-Startup 공고를, 마이홈은 마이홈에 등록된 것만요. 앞에서 든든전세가 빠졌던 게 딱 그 예예요.
  • 받는 곳이 흩어져요. 메일로, 앱 푸시로, 문자로 제각각 오면 결국 또 여러 군데를 확인하게 돼요. 한 곳으로 모이지 않으면 "빼먹는" 문제가 그대로 남습니다.
  • 조건을 제가 못 정해요. 저는 특정 지역 임대주택과 특정 분야 지원사업만 보고 싶은데, 그 조합을 골라주는 곳은 없어요. 기관이 정한 분류를 그대로 받아야 하죠.

결국 제가 원한 건 소스는 제가 고르고, 알림은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이었어요. 그러려면 직접 만드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물론 공짜는 아니에요. 직접 만들면 고장도 제 몫이거든요. 그 값을 치르는 이야기가 앞으로 이어질 내용입니다.

봇 만들기는 10분이었어요

여기까진 순조로웠습니다. 텔레그램 봇은 정말 금방 만들어져요.

봇을 하나 등록하면 토큰을 받아요. 봇의 신분증 같은 거예요. 그리고 메시지를 받을 대상마다 chat ID가 있어요. 이건 수신 주소죠. 이 둘만 있으면 메시지 보내기는 사실상 코드 한 줄입니다.

실제로 첫 테스트 메시지가 폰에 뜨는 걸 보고 "이거 다 됐네" 싶었어요.

그게 착각이었습니다.

난이도
텔레그램으로 메시지 보내기쉬움 (한 줄)
보낼 내용을 어디서 가져올지여기가 본체

봇은 전달만 해요. 정작 "무슨 공고가 새로 떴는지"를 알아내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어요. 기관마다 데이터를 주는 방식이 다르고, 어떤 곳은 아예 안 주고, 주더라도 형태가 제각각이었죠. 심지어 같은 부처 산하 기관끼리도 서로 다르더라고요.

거기다 하나 더. "새로 떴다"를 어떻게 판단하느냐도 문제였어요. 매번 전체 목록을 가져오는데, 그중 뭐가 처음 본 건지 구분하지 못하면 같은 공고를 매시간 알림으로 받게 되니까요.

정리하며

돌아보면 "공고를 자동으로 받자"는 아이디어 자체는 단순했어요. 봇도 10분이면 만들어졌고요.

하지만 쓸 만하게 만드는 과정은 전혀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데이터를 어디서 어떻게 가져올지, 새 건을 어떻게 골라낼지, 알림을 어떻게 보여줄지 — 하나씩 부딪혀야 했어요.

그 대신 지금은 제가 사이트를 순회하지 않습니다. 공고가 뜨면 폰이 알려주고, 저는 열어보기만 하면 돼요. 그 여정을 이 시리즈에 하나씩 남겨보려 합니다.

다음 편

공공 데이터는 API로 받으면 된다던데, 왜 어떤 건 인증키가 필요하고 어떤 건 필요 없을까요. 그리고 "통합 포털"이 왜 통합이 아니었는지. → 2편 — 인증키가 필요 없는 공공 API도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