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들어본 것들 (5편) — 이틀 만에 만들었는데, 방문자가 0이었습니다
결론부터: 4편에서 만든 간이과세 확인 도구를 배포했습니다. 이틀 만에 기획부터 배포까지 갔어요.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방문자 0이요. 뒤늦게 검색량을 재봤더니 더 뼈아픈 사실이 나왔습니다 — 제가 "경쟁이 세니 접자"고 판단했던 쪽의 수요가 8배였습니다. 만드는 것과 도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더군요.
지난 편 → 4편 — 간이과세 확인 도구, 판정의 69%를 포기했습니다
배포하고 나서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도구를 GitHub Pages에 올렸습니다. 주소가 생겼고, 열면 잘 돌아갔어요. 거기까지였습니다.
당연한 결과였는데 그땐 몰랐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렇습니다.
- 방금 만든 페이지라 검색 엔진에 색인조차 안 됐습니다
meta description도,og:태그도, sitemap도 없었어요- 도메인 신뢰도는 당연히 0. "간이과세"로 검색하면 국세청·세무사 블로그·뉴스가 상위를 다 잡고 있습니다
만드는 데 이틀을 썼는데, 알리는 데는 0분을 썼습니다. 그래놓고 "왜 아무도 안 오지" 하고 있었던 거죠.
뒤늦게 검색량을 재봤습니다
네이버 검색광고 키워드도구로 관련 검색어의 월간 검색량을 조회했습니다. 진작 했어야 할 일인데, 만들고 나서야 했어요.
| 키워드 | PC | 모바일 | 합계 |
|---|---|---|---|
| 간이과세 | 300 | 510 | 810 |
| 간이과세 기준 | 300 | 390 | 690 |
| 간이과세 배제지역 | 260 | 170 | 430 |
| 업종코드 조회 | 4,730 | 1,900 | 6,630 |
제 도구가 겨냥한 "간이과세 배제지역"은 월 430이었습니다. 세 키워드를 다 합쳐도 1,900이고, 서로 겹치는 검색을 감안하면 실질 1,000~1,500 수준이에요. 작은 시장인 게 맞았습니다.
진짜 뼈아픈 건 마지막 줄이었습니다
업종코드 조회가 6,630입니다. 간이과세 계열의 4~8배예요. 특히 PC가 4,730인 게 눈에 띕니다 — 사무실에서 서류 작성하다 막혀 검색하는 패턴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키워드를 착수 전에 이미 검토했고, 접었습니다. 이유는 "레드오션"이었어요. 업종코드 조회 전용 사이트가 이미 여럿 있고, 홈택스도 기본 제공하거든요. "차별점이 없으니 하지 말자"고 판단했습니다.
그 판단 자체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경쟁 서비스는 실제로 존재하니까요. 문제는 제가 "경쟁이 있는가"만 보고 "얼마나 큰가"는 재지 않았다는 겁니다.
8배 큰 시장은 일부만 가져와도 작은 시장을 통째로 먹는 것보다 많습니다. 레드오션이라도 규모가 크면 각도를 바꿔 진입할 가치가 있고, 반대로 경쟁이 없어도 규모가 0이면 의미가 없어요. 저는 그 저울의 한쪽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템 고르는 기준을 고쳤습니다
원래 제가 쓰던 필터는 이랬습니다.
- 나는 뚫었는데 남들은 못 하는 일인가
- 한 번 만들면 여러 명이 쓰는가 (매번 맞춤이면 탈락)
-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좁고 확실한 수요인가
- AI API 없이 되는가 (운영비·장애 포인트 감소)
전부 "만들 가치가 있나"를 묻는 질문입니다. "찾는 사람이 얼마나 있나"를 묻는 항목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축을 하나 추가했습니다.
수요 크기 — 이 검색어를 한 달에 몇 명이 치는가. 착수 전에 실제로 재본다.
키워드 도구로 10분이면 됩니다. 이틀 만들기 전에 10분을 썼다면 방향이 달라졌을 겁니다.
그럼 이 도구는 실패인가
아니라고 봅니다. 두 가지 이유에서요.
첫째, 목적이 달랐습니다. 이 도구는 "작게 만들어 빠르게 내보내는 사이클을 한 바퀴 돌아보자"는 연습이었어요. 기획 → 데이터 확보 → 구현 → 검증 → 배포 → 사용성 개선까지 이틀 반에 완주했으니 그 목적은 달성했습니다. 트래픽이 0인 것과 사이클을 못 돈 것은 다릅니다.
둘째, 배움이 도구보다 큽니다. 4편의 "애매하면 판정하지 말자"와 이번의 "수요 크기를 재자"는, 다음에 만들 것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도구 하나는 작지만 판단 기준은 계속 남아요.
다만 정직하게 말하면 이건 사후 정당화의 위험이 있습니다. "배웠으니 됐다"는 말은 실패를 덮는 데도 쓰이거든요. 그래서 숫자를 그대로 적어 뒀습니다 — 도달한 사람 0명, 겨냥한 시장 월 430, 놓친 시장 월 6,630.
정리 — 만들기와 도달하기는 별개의 일입니다
- 배포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색인·SEO·유입 경로가 없으면 만든 것과 없는 것이 같습니다
- 착수 전에 수요 크기를 재세요. 키워드 도구로 10분이면 됩니다. 저는 이틀을 쓰고 나서 쟀습니다
- "경쟁이 있다"와 "시장이 작다"는 다른 말입니다. 레드오션이어도 8배 크면 각도를 바꿔볼 값이 있습니다
- 만든 것을 알리는 데도 시간을 배정하세요. 저는 만드는 데 이틀, 알리는 데 0분을 썼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방향을 조금 틀어, 요즘처럼 AI를 여러 개 쓸 때 생기는 이야기를 써봤습니다 → 6편 — 챗GPT랑 클로드, 왜 서로 대화는 못 시킬까
만든 도구는 여기 있습니다 → 간이과세 될까? (무료, 로그인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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