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사업자 실무 (번외) — 간이과세가 안 됐는데, 오히려 이득이었습니다

결론부터: 사업자등록을 하면서 간이과세가 안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처음엔 손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4편에서 말씀드린 부가세 환급 87,308원이 바로 그 덕분이었습니다. 간이과세자였다면 그 돈을 못 돌려받았거든요. 이 편은 왜 간이과세가 안 됐는지, 그리고 대부분이 모르는 세 번째 이유(사업장 주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에 제가 직접 만든 확인 도구도 공개합니다.

지난 편 → 4편 — 매출 0인데 부가세를 환급받았습니다

4편의 환급, 사실은 일반과세자여서 가능했습니다

지난 편에서 매출 0원인데 부가세를 환급받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매입세액을 돌려받는 구조였죠. GPU 849,000원에 붙은 부가세 약 77,182원이 그 대부분이었고요.

그런데 여기엔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이 환급은 일반과세자만 받을 수 있습니다. 간이과세자는 매입세액 공제 방식이 달라서 이런 환급이 나오지 않아요.

즉 제가 환급을 받은 건 간이과세가 안 되는 사업자였기 때문입니다. 등록할 때는 "간이과세가 안 되네, 세금 더 내겠구나" 하고 아쉬워했는데, 첫 신고에서 정반대 결과를 봤습니다.

간이과세가 안 되는 경우는 크게 셋입니다

제가 알아보면서 정리한 건 이렇습니다.

  1. 매출 기준 — 직전연도 매출(공급대가)이 기준액 이상이면 간이과세가 안 됩니다. 신규 사업자는 해당 없고요.
  2. 업종 기준 — 국세청이 고시로 정한 배제업종에 해당하면 안 됩니다.
  3. 지역 기준사업장 주소가 배제지역에 있으면 매출이나 업종과 무관하게 안 됩니다. ← 이게 대부분 모르는 부분입니다.

저는 2번에 걸렸습니다.

제 경우 — 소프트웨어 개발업

제 업종은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입니다(2편에서 공유오피스 계약할 때 언급했던 그 업종이에요).

이 업종이 국세청 고시의 배제업종 목록에 들어 있습니다. 다만 여기엔 단서가 붙어요 — 배제업종이라고 전국 어디서나 적용되는 게 아니라, 서울특별시와 광역시, 그리고 수도권 17개 시(수원·성남·의정부·안양·부천·광명·안산·시흥·고양·과천·군포·의왕·하남·구리·남양주·용인·평택)에서 영위할 때만 적용됩니다.

저는 수도권이라 해당됐습니다. 업종도 걸리고 지역 조건도 걸린 셈이죠.

※ 업종코드는 개정되면서 번호가 바뀌기도 합니다. 제 사업자등록증의 번호와 현행 고시의 번호가 다를 수 있어서, 번호보다는 업종명으로 확인하시는 걸 권합니다.

대부분 모르는 세 번째 이유 — 사업장 주소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알려드리고 싶은 부분입니다.

매출이 적어도, 업종이 배제업종이 아니어도, 사업장 주소만으로 간이과세가 날아갈 수 있습니다. 국세청이 매년 고시로 특정 건물과 구역을 지정해 두거든요.

백화점, 대형 할인점, 집단상가, 호텔, 전통시장… 이런 곳에 입점하면 그 자체로 배제 대상이 됩니다. 매출 규모와 상관없이요.

문제는 이걸 확인하기가 정말 번거롭다는 겁니다. 저도 등록할 때 헷갈려서 한참 헤맸어요.

확인이 왜 어려운가

국세청이 고시를 공개하긴 합니다. 그런데 한글(HWPX) 문서예요.

제가 실제로 열어서 세어 봤더니 지역기준만 647행이었습니다. 게다가 "적용범위" 칸이 자유 서술이라, 이런 식으로 적혀 있습니다.

◦ 전사업자(다만, 다음 사업자는 제외) - 노점 및 유사 이동 소매업(525911) … - 사업장면적 23㎡ 이하 사업자 중 · 의류·신발 등 수선업자 … - 그 외 사업장면적 23㎡ 이하로 월세 50만원 미만 사업자

같은 건물이라도 업종에 따라, 면적에 따라, 월세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이걸 사람이 수십 페이지에서 눈으로 찾아야 해요.

그래서 확인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겪은 불편이라 직접 만들었습니다.

👉 간이과세 될까? — 배제기준 확인 도구

  • 내 업종으로 확인 — 업종 이름이나 코드를 넣으면 배제업종 목록과 대조하고, 지역 조건까지 함께 봅니다
  • 내 사업장 위치로 확인 — 건물명이나 동 이름으로 검색하거나, 지방국세청 → 세무서로 좁혀 들어갑니다

만들면서 원칙을 하나 세웠습니다. 판정 결과에 항상 고시 원문을 같이 보여주는 것이요. 위에서 보신 것처럼 적용범위 문구가 복잡해서, 요약만 보여주면 오히려 잘못 판단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자동으로 판별하기 애매한 경우엔 판정을 하지 않고 원문만 보여줍니다. 실제로 지역기준 647행 중 448행(69%)이 그렇게 처리됩니다.

무료고, 로그인도 없고, 입력한 값이 어디로도 전송되지 않습니다(브라우저 안에서만 동작합니다).

다만 이것만은 꼭

이 도구로 확정되지 않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 매출 기준은 확인해 드리지 않습니다. 고시의 배제기준만 봅니다. 매출이 기준액을 넘으면 배제기준과 무관하게 일반과세입니다.
  • 고시에 예외 조항이 있습니다. 관할 세무서장의 확인을 거쳐 간이과세가 적용될 수 있어서, 문서만으로는 어떤 도구도 100% 확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최종 판단은 관할 세무서나 세무대리인 확인을 받으세요. 이 도구는 "고시 원문을 대신 뒤져 주는" 용도입니다.

정리

  • 부가세 환급(4편)은 일반과세자라서 가능했습니다. 간이과세자는 이런 환급이 안 나옵니다
  • 간이과세가 안 되는 이유는 매출·업종·지역 셋. 저는 업종(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 수도권)에 걸렸습니다
  • 사업장 주소만으로도 간이과세가 날아갈 수 있습니다. 백화점·집단상가·전통시장 등이 지정돼 있어요
  • 초기 장비 투자가 큰 1인 개발자라면, 간이과세가 안 되는 게 오히려 나을 수도 있습니다
  • 확인은 만든 도구로 하시되, 최종 확인은 세무서에서

간이과세는 "무조건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저처럼 초기에 장비를 사는 경우엔 계산이 달라집니다. 등록 전에 내가 간이과세 대상인지부터 확인해 보시고,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느 쪽이 유리한지도 따져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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